카라얀 교향곡 에디션ㅡㅡ;;



도이치 그라모폰이 드디어 미쳤구나!!! 란 말이 절로 나오는 구성! 38cd for 68000원!!!!!(≒5cd...)
가난해서 일부러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이래서 사람은 친구를 잘 둬야 하나 봅니다.
이 인간은 무슨 음반 세일즈하나ㅠㅠ 여하튼 저 미친 구성의 실체를 확인한 순간 저는 이미 네 지르겠습니다!를 외치며 은행 보안카드를 찾고 있었다능...

친구 말마따나 이제 cd의 시대도 가고 있는 모양이죠?

by 개귀 | 2008/12/02 11:54 | 지름 | 트랙백 | 덧글(2)

바람 찬 밤에 따끈한 국수 한 그릇

은근히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국수집이 있다. 근처에 산다면 거의 백발백중으로 알 것이고 의외로 멀리 사는 사람 중에도 아는 이가 제법 있더라. 그 국수집 이름은 무아.


물국수를 주문하면 국수 한 사리 위에 양념장을 끼얹고 부추와 가늘게 썬 단무지, 김, 유부 몇 토막을 올려서 내온다. 육수는 자그마한 노란 주전자에 따로 들어 있다. 테이블 위에 넉넉하게 올려져 있는 컵을 두 개 놓고 한 컵에는 육수를, 나머지 한 컵에는 물을 따른다. 그리고 국수 그릇에 육수를 넉넉하게 붓는다. 그래도 남는다. 남는 건 천천히 마시면 되니까 굳이 다 따를 필요는 없다.

컵에 따라놓은 육수에서 올라오는 김으로 안경을 뿌옇게 만들면서 육수를 한 모금 마신다. 진한 멸치육수다. 마른 고추를 같이 넣고 우린 듯 비리지 않고 살짝 매콤한 맛이 난다. 다른 게 더 들어갔는지는 혀가 둔해서 알 도리가 없지만 어쨌든 감칠맛 나면서 질리지 않고 마실 수 있다. 인공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고 크게 써서 써붙여 놨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고 확언은 못 하겠지만 조미료를 썼다고 해도 극소량만 썼을 거라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들쩍지근한 조미료 맛이 없는 따끈한 육수로 식도를 데운 다음 젓가락을 들어서 국수를 휘휘 저어준다. 역시 김이 올라온다. 국수는 소면이 아니라 포근하게 씹히는 중면이다. 몇 가닥 들어서 입 안에 넣으면 국수에 국물이 딸려 올라와 입 안에서 섞인다. 자기 주장이 강하지 않은 면발은 국물의 별 장식 없이 소박하지만 진한 맛을 부드럽게 감싸며 조화를 이룬다. 이렇게 몇 젓가락 먹다가 다시 육수를 한 모금 마셔서 양념장 맛을 입 안에서 씻어내고 다시 국수를 먹는다. 면발의 상냥한 식감이 식상해질 새 없이 국물에 데워진 단무지를 아작아작 씹어서 삼키고, 따뜻한 국물을 가득 머금은 유부도 건져서 먹자.

가게의 노란 조명 아래에서 미색으로 보이는 흰 국수가락을 후루룩 빨아들이고 대범하게 그릇을 손에 들어 국물을 마시고 또 컵에 따로 따라놓은 육수를 마시고를 반복하다 보면 위장이 따스해져 있다. 밖에서 찬 바람에 얼었던 볼이 녹으면서 발갛게 달아올라 있을지도 모른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들여놓은 석유 난로 가까이에 앉았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가게 안이 그리 넓지 않아 한두 번 둘러보면 앉아 있는 사람들을 다 훑어볼 수 있다. 학교 가까이에 있는 곳인 만큼 트레이닝 바지 차림에 삼선 슬리퍼를 끌고 온 남학생 둘이서 양이 더 많은 특으로 주문한 국수 한 사발씩을 먹어치우며 떠들기도 하고, 여학생들이 긴 머리칼을 연신 귀 뒤로 넘기며 얌전하게 먹고 있기도 하고, 지긋한 교수님들이 부침개에 동동주 한 사발을 놓고 마주앉아 있는 모습도 보인다.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주방에서 아주머니가 국수를 삶고 있다.

정말로, 집 근처에 이런 곳이 있어서 다행이다. 새벽 한 시 정도까지 영업하니까 피곤하고 시린 밤에 허기진 배를 따뜻하게 달랠 수 있지 않은가...... 게다가 싸고. 물국수 2500원~ㅎㅎ

by 개귀 | 2008/12/01 06:25 | 잡담 | 트랙백

교복이 최고야 교복이



어떤 계기로 제 고등학교 시절 교복을 떠올리며 그려 보았습니다. 재킷이 있으면 동복, 없으면 춘추복이었죠.
(조끼와 치마는 회색, 블라우스는 흰색, 재킷은 감색, 넥타이는 하늘색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금 걸치고 다니는 어떤 옷보다 저 교복이 가장 예뻤던 것 같습니다.천은 쉣구렸지만 풋풋하고 예뻤던 시절, 가장 학생다운 고운 옷이었죠..



ps 창작 밸리와 패션 밸리를 놓고 고민하다 패션 밸리로 보냅니다. 이까짓 낙서 한 장에 창작이라니 과분하죠! 무지 예쁜 패션이기도 하고... 여중생 여고생 ㅎㅇㅎㅇ

ps2 혹 제가 일전에 패션 밸리에 보냈던 부츠 관련 잡담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사죄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다음 편을 안 쓰고 있었던 데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어요. 그 사정은 조만간 올라올 다음 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헉 그러고 보니 답글도 안 달았잖아ㄷㄷㄷ 얼른 달겠습니다.

by 개귀 | 2008/12/01 05:08 | 잡담 | 트랙백 | 덧글(2)

음란★서생

목요일마다 풀리는 곰TV 무료영화 중에는 제법 입맛 당기는 것들이 꼭 두어 편씩은 있습니다. 특히 2~3년쯤 전에 개봉했었는데 보러 갈 타이밍을 놓쳤던 영화가 들어 있으면 만세를 부르게 되더라능ㅋㅋㅋ DVD를 사자니 아깝고 저작권법을 어기자니 찝찝한데 케이블 채널 등지에서도 잘 상영해주지 않는다면(사실 전 볼 TV도 없지만)? 그런데 그랬던 게 눈 앞에 짠하고 나타난다면?

그래서 봤습니다. 음란서생!
별은 그냥 넣어보고 싶었어요 ^^*


줄거리에 대해 길게 늘어놓을 필요는 없겠지요. 왜냐면 볼 사람들은 이미 다 봤을 영화니까... 그래도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자면
이름난 문장가인 점잖은 양반 나리가 절벽 위의 꽃 같은 여인과 정분이 나고 그걸 소재로 야설ㅋㅋ마저 써제끼다가 된통 혼이 나고도 정신을 못 차리는... 그런 이야기 되겠습니다. 저 요약 좀 잘하는 듯 'ㅅ^
이 나리는 야설을 쓰기 위해 가문의 원한 관계도 양반의 체통도 다 집어던지고 혼을 불사르는데 그건 마치 팬픽을 싸지르다가 학점까지 말아먹는 저의 모습 같았습니ㄷ...

망했다 이글루는 좀 조신하게 꾸려나가고 싶었는데ㅠㅠ;;


여하튼 제가 굳이 이걸 커밍아웃(?)하는 이유는 영화 전반부 내용이 정말 창작자로서(??) 절절하게 공감가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꼭 그에 대해서 쓰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알기 쉬운 예를 들자면 주인공(검색해보니 이름이 윤서였음)이 처음 쓴 작품(???)을 내밀 때의 수줍음, 자기 글이 인기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의 순진한 기쁨, 그러면서도 쓰다 구겨버린 종이를 태워버리는 행동... 그렇죠 그런 걸 쓴다는 건 인생의 치부가 됨ㅇㅇ
그리고 윤서가 이런 저런 체위를 직접 흉내내는 것도... 저도 팬픽 쓰다가 펠ㄹ...장면을 묘사하려는데 상상력으로는 메꿀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을 깨닫고 제 손가락을 직접 빨아보며 감촉을 느껴본 적이 있거등녀. 아 근데 이 시점에서 포스트 보던 분들이 뭐야 이 여자ㄷㄷ 이러시며 백스페이스를 누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고도... 여하튼 말과 머리 속의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안 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저도 알기 때문에 어찌나 그런 부분들이 절절하게 재밌던지ㅋㅋㅋ 사실 그런 거 몰라도 그 자체로 위트 넘치는 장면들이긴 합니다... 네 전 이 방면의 덕후이기 때문에 제곱으로 재밌었던 거져

창작의 기쁨에 몸을 던진 또 한 명의 양반 나리인 의금부 도사님... 이 분은 이름이 광헌이셨군여. 이 분도 자기 아내를 무지하게 고생시키면서까지 야설 삽화 그리기에 몰두하시는데 아주 그냥 보면서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ㅋㅋㅋㅋㅋ 아 양반님네들 체통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들끼리 그러면서 민망하지도 않아요? 멀쩡하게 가정까지 다 꾸리고 계신 분들이?
네 이런 이야기에 상식을 적용하면 안 되겠죠. 픽션이니까~ 조선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저런 일을 저지를 수 있겠어! 그 사람들 사고 구조에선 절대 불가능해! 라고 분개하기 시작하면 절대 이 영화 재밌게 볼 수 없는 걸요.

그리고 윤서의 두근두근한 연애 사건도 비교적 순탄하게 돌아가는데, 절대 넘볼 수 없는 아름다운 여인이 윤서에게 먼저 매달리며 로맨스를 요구하는데 아주 그냥 질투가 나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이제 한 달도 안 남았고! 나는 아직도 솔로일 뿐이고! 에라이...
그런데 솔로부대의 분노 같은 걸 치워놓고 보자면 이 불륜 부분도 아주 괜찮았어요.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아마도) 그 벌 쫓아내기 장면도 제 눈에는 매우 설득력이 넘쳤음. 아주 아름답고 흠 잡을 데 하나 없어 보이는, 자기를 갖고 노는 듯한 정빈에게도 그렇게나 약한 부분이 있었던 거죠... 이런 걸 모에포인트라고 부르지 않나여? 그리고 정빈 입장에서 보자면 항간에 겁쟁이니 뭐니 안 좋은 소문이 있는 윤서가 알고 보니 자신을 위해 불경죄로 학을 뗄지도 모르는 일을 거침없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남자다운 사람이더라... 서로 의외의 모습을 보고 정서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을 법도 하죠. 더군다나 남녀칠세 부동석을 외우고 다니던 그 시대에 그렇게나 가까이 스쳤던 기억은 (특히 정빈에게)꽤나 강렬하지 않았을까여?


이렇게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로맨틱하게...(이러는 동안 윤서는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대형 작가가 되고ㅋㅋ) 미친 듯이 웃고 꺅꺅 소리를 지르다가 보니 약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웬 듣도 보도 못한 체위를 그려낼 수가 없어 난감한 광헌에게 윤서가 그 체위를 직접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그것도 상대는 무려 정빈. 그 순간 제 머리 속을 채우고 있던 생각은 대략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야이새끼야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세 사람 다 난처해지는 상황 아닌가?
2. 사랑하는(아마도) 여자의 성생활을 다른 남자에게 공개하다니 이런 예의도 염치도 없는 놈을 보았나.

제가 조선 시대에 살았던 여인이고 그런 일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전 그 자리에서 혀를 깨물지 않았을까요? 요즘 세상에서도 여자친구랑 관계를 가졌던 걸 동영상으로 찍어서 남한테 보여주는 사람은 분명히 개자식이잖습니까. 그러나 이 점에 대해서는 그다지 부각이 되지 않더군여... 정빈이 분노해서 윤서를 마구 고문당하게 만들긴 하지만 그런 수치심의 문제보다는 오히려 사랑에 대한 배신 쪽에 더 초점을 맞추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1번은... 픽션에서 저런 사건은 들키라고 벌어지는 것이져. 네 그렇습니다. 총알이 든 총이 나왔다면 그 총은 발사되어야 하는 거져. 그래서 이 사건으로 인해 영화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반전됩니다.


어 어째 이 부분은 쓰기가 싫다?

고통스러운 이야기니까요. 왕은 정빈에게, 정빈은 윤서에게 배신당했고 윤서는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른 죄로 생사를 넘나들 정도로 고문을 당합니다. 광헌은 자신 때문에 윤서가 그런 꼴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립니다. 이건 뭐 하나도 즐거운 일이 없죠ㅇㅇ 심지어 (영화에 나오지는 않았지만)작가 추월색의 작품을 기다리는 업자들이나 독자들도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다만 이 괴로운 부분이 드라마적으로 꽤 괜찮다고 느끼긴 했습니다. 왕과 정빈과 윤서와 조 내시 간의 애정 구도도 딱히 까내리고 싶은 곳은 없음... 조 내시가 정빈을 아낀다는 건 여러 번 암시가 되었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고, 다만 역시 전반부에서 왕이 정빈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왕의 정빈에 대한 마음씀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너무 약했어요. 그거만 빼면 뭐 그냥 저냥 사건의 귀결도 납득할 만한 방향으로 갔고 말이죠.


그래서 윤서가 죄값을 치르는 것을 으아아아아아ㅏ아ㅏㅇ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ㅏ아아ㅏ아ㅏㅏ각 하면서 보고 있다 보면 먼 광헌과 어... 누구더라 여하튼 추월색이 책을 펴내는 데 일등 공신이었던 그 유기장이가 등장해 먼 섬으로 유배를 간 윤서를 찾아가는 것이 보입니다. 광헌은 다쳤던 흔적 같은 게 하나도 보이지 않는 말끔한 모습이죠...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겠지요?
그렇게 초라한 띠집으로 들어가면 윤서가 등을 돌리고 앉아 있습니다. 인사를 해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죠. 두 사람이 우리가 온 게 반갑지도 않냐고 타박을 하자 그제서야 고개를 쓱 돌리는데 이마에 검고 굵은 글씨로 淫 亂 이라고 글씨를 새긴 것이 보입니다. 유배만 당한 게 아니라 자자(刺字)형도 당한 가련한 윤서입니다ㅠㅠ 이름난 사대부였던 사람이 정상적인 사회 생활은 꿈도 꿀 수 없는 사회적 천민으로 전락하다니 충격적인 일이죠... 당연히 두 사람은 할 말을 잊고 입을 쩍 벌리는데 정작 본인은 허허 웃습니다. Why so 심각?ㅎㅎ

속으로야 피눈물을 흘렸겠지만 겉으로 보기에 윤서는 아주 멀쩡해 보입니다. 심지어 약간은 쾌활해 보이기까지... 그러면서 추월색의 차기작(!)을 슥 내놓는데 어휴 하여간 글쟁이 어디 안 가죠ㅠㅠㅠㅠㅠ 글쟁이는 어지간해서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죠...ㅇㅇ 그러면서 앞으로의 구상을 이야기합니다.

모든 게 발각된 주인공은 극악한 취조를 당하는데, 형조의 관리는 주인공을 고문하다 주인공의 수려한 외모에 넋을 빼앗기고 게다가 이 주인공은 고문을 당하면 오히려 쾌감을 느끼는 변태성욕자라서......


이 대목에서 전 정말 처웃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성야설(?)도 모자라서 동성에 SM까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님 수비범위 좀 짱이네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자신의 힘들었던 경험을 희화화해서(?) 예술(??)로 승화하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저 글쟁이의 자세... 그 순간 저는 윤서 이마에 있는 음란이란 글자가 그에게 찍힌 낙인이 아니라 마치 자랑스러운 칭호인 양 보였습니다. 그는 음란한 상상을 무한히 품고 있으며 그 상상을 기꺼이 글로 풀어내 독자들을 기쁘게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자인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음란함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부끄러울 게 뭐랍니까?


그렇게 유쾌했다가 어둡고 심각해졌던 영화는 다시 한 번 뒤집혀 잔잔한 웃음을 선사하며 끝이 납니다.
그리고 저는 본래 지니고 있던 아저씨 하악하악 신드롬에 조선 선비 도포 모에를 덧붙이며 덕후의 포스를 한결 더 중후하게 하였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영화 내용 자체도 재밌었지만 대하는 사람의 신분 고하에 따라 달라지는 윤서의 어조, 사대부들이 입고 등장하는 고운 도포며 관복 같은 것도 참 좋더라구요. 여러 모로 볼 만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by 개귀 | 2008/11/27 06:55 | 영화 | 트랙백

부츠, 가늘고 길어 보이기 위한 고민

저도 부츠가 신고 싶어서 무작정 부츠 한 켤레를 샀다가 처참하게 실패했었습니다. 실패를 곱씹으며 왜 실패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째서 그 부츠는 내 다리 두께를 두 배로 불려 놓았던가...

<그림1> 실패한 부츠의 대략적인 형태


사진이 아니라 그림인 점 양해하시기 바라요 가난해서 디카 없음 폰카는 ㅄ이고
여하튼 그 부츠는 보들보들하고 약간 광택이 있는 스웨이드 소재에 꽤나 두툼해서 따스했고 양 옆에 스트링이 들어 있어서 그걸로 전체적으로 셔링을 잡는 놈이었다능.. 색은 베이지색. 굽은 아마 6~7cm 정도. 잘 기억은 안 나지만 황동색 징 장식도 몇 개 박혀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빈말로도 얇다고 할 수 없는 다리는 저 부츠 속에서 더욱 엄청난 두께로 뻥튀기되었고.. 두어 번 신고 나간 다음 냉혹한 현실을 직시한 저는 눈물을 흩뿌리며 그 부츠를 신발장 깊은 곳에 처박았습니다. 읍참마속이라...


그것이 작년 이맘때의 이야기인데
올해도 저는 부츠가 사고 싶어서 콧구멍이 근질거렸습니다. 날은 추운데 원피스나 짧은 치마를 입고는 싶고 그렇게 입고 그냥 구두를 신자니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얇은 구두창과 스타킹 한 겹으로 다 포용할 자신이 없어서... 스타킹을 신고 양말을 신고 부츠를 신으면 추위에도 굴하지 않는 한 달만에 외출한 히키코모리멋진 여대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희망이 생겼던 거져.

바야흐로 과거로부터 배워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 부츠는 왜 실패했는가★
(상식 선에서의 추측)

 1. 안 그래도 두꺼운 다리를 두꺼운 걸로 두르다니 돌았군
 2. 색이 너무 밝았다.
 3. 모양이 너무 복잡했던 걸지도?


그렇다면 얇은 재질의 심플하고 색이 어두운 부츠를 사면 되는 건가? 왜 이런 거 있잖아요.



<그림2> 작년에 지하철 타면 3초마다 보이던 국민부츠


다리는 걍 통. 별다른 장식 없이 절개가 들어가 있고 색깔은 적당한 갈색 혹은 검정.
이런 스타일로 통이 적당히 좁은 걸로 사면 다리도 곧아 보이고 좋지 않을까?

그러나 시착 후 감상 : 꿈 깨라 이년앜ㅋㅋㅋ


저 부츠는 너무나 정직했습니다... 제 다리의 가장 두꺼운 부분의 두께로 좍 빠졌는데(더 작으면 안 들어가니까) 아주 그냥... 똑같은 부츠 신은 날씬녀가 옆에 있으면 전 즉시 안드로메다행 편도 티켓을 끊게 될 그런 부츠였음. 왜 같은 원통형인데 나는 하이테크고 그녀는 모나미임???????






그래요 알아요 그게 현실임.........(마음의 고통을 보여주려는 점 개수) 하지만 전 그 현실에 순응할 수 없음ㅇㅇ 지난 겨울에 난 이미 너무 아팠어요............(다시 한 번) 이런 거 인정 못 함. 아... 뭔가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킬 만한 사기성 짙은 부츠 없을까?


그래서 제 다리에 대한 고찰을 시작했습니다.




<그림3> 간단히 그린 제 다리의 형태


☆부위별 특징★

1. 의자에 철썩 앉으면 끔찍스럽게 펼쳐진다. 더 설명이 필요한지?
2. 허벅지에서 그나마 가느다란 부분.
3. 잘 발달된 종아리 근육과 그 부근의 출렁거리는 살과 다리 바깥쪽으로 붙은 군살이 아름답지 못한 조화를 이룬다.
4. 근육이 가늘어지고 살도 비교적 줄어든다. 내 다리에서 가장 슬림한 부분이다.


이미 제 다리에 대해 상당히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데... 예를 들면 치마는 1을 모두 가리되 3까지 내려오면 안 됩니다. 정 길게 입고 싶다면 3보다 더 밑 길이여야 함. 가느다란 부분을 모두 노출해서 "난 사실 다리가 날씬한 여자에여 단지 장딴지만 좀 굵을 뿐"이란 구라를 치든지 아니면 다 덮어버리고 가장 가느다란 부분만 보여서 "호호 치마 속 다리도 다 이렇게 가늘답니다*^^*"란 구라를 치든지 하는 거져. 무릎 길이의 치마는 사회적 자살행위임. 장딴지의 자유로운 볼륨감을 아름답게 강조해주져...

여하튼 어떻게 3을 잘 가리고 4로 시선을 잡아끄는 방법이 없을까?
전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슬림해보일 수 있다면 1까지 올라오는 부츠라도 신겠음ㅠㅠ(특이한 취미는 없지만)


그러나 제가 이렇게 고민에 빠져 있는 동안, 신발가게 오빠는 이미 해답을 알고 있었는데......

아 뭐야 왜 이렇게 길어져?



-다음 편에 계속-

by 개귀 | 2008/11/16 04:56 | 걸치기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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